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21

엄마의 규칙 엄마는 늘 가족과 무언가 하길 바랐다. 우리 집에는 여자가 한 명이다. 오로지 엄마뿐. 아빠도 남자, 나도 남자, 동생도 남자. 심지어 잠시 키웠던 강아지 역시 남자였으니. 수다쟁이도 없었고, 엄마의 마음을 잘 아는 예쁜 딸도 없었으니 함께 모여서 무언가 할 수 있을 시간도, 필요도 못 느꼈던 우리이다. 그래서인지 엄마는 주말마다 무언가 함께 하길 원했다. 일요일이 되면 이미 시끄러워 잠에서 깬다. 칙칙칙칙, 촤하~ 누군가 아침부터 계단을 솔로 박박 닦고, 물을 뿌려댄다. 그래서 매번 깨끗한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할 수 있지만, 한 번도 누가 닦았는지 이사 가기 전까지도 얼굴을 본 적은 없다. 우리 집은 만화가 다 끝나고 10시 11시쯔음 밥을 먹기 전, 대청소를 시작한다. 문을 활짝 열어 환기를 시키고, .. 2023. 8. 14.
알바의 추억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다 누구는 10대부터 신문을 돌리고, 우유를 돌리고 공사판에서 일을 하며 용돈을 직접 모았다고는 하지만 난 그러지 않았고, 그럴 용기도 없었다. 일은 나중에 커서나 하는 줄 알며 살았다. 물론 대학 때 하루씩 일했던 공사장 일, 뷔페집에서 수많은 식기를 닦고, 음식을 날랐던 적은 있지만 본격적으로 일을 하진 않았다. 그러다가 서울로 올라오게 되고, 주유소 다음으로 선택한 곳은 바로 카페였다.보통의 카페는 아니었고, 그것도 아주 부유한동네인 청담의 뒷골목에서 2층 단독주택을 개조한근사하고 예쁜 샌드위치와 브런치를 파는 가게에서일을 시작했다. 요식업에 발을 내딛다 오픈하는 곳이었고, 그래서 마침 사람을 구하는중이라 이미 기존 멤버들은 있었고, 나머지현장에서 일을 할 사람을 뽑고 있었다.그래.. 2023. 8. 14.
힘겨운 세상, 스스로를 다스리기 인간은 왜 스트레스를 받는가 어떤 일을 하든, 사람 관계성에서 오든 늘 나와 다름에서 삐걱거리는데, 욕심이 있고 애정이 있고 또는 보통이 되고 싶을 경우 거기서 달라지는 차이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팔이 부러지면 병원 가서 고치고, 배가 아프면 약을 먹으면 되지만, 감정이 다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내 일만 잘하고, 남들에게 피해 주지 않고, 양보하고, 협력하면 된다고 배웠으나 모든 사람들이 책에서 학교에서 알려준 대로 하며 살지는 않는다. 그에 따른 배신감 아닌 배신감이 꽤 커다란 스트레스를 던져준다. 정신과를 다니다 불과 몇 달 전까지 정신과를 다녔다. 한 시간씩 상담하고 하는 그런 곳은 아니었고, 일반 내과처럼 정신과의원 같은 곳이다. 그래.. 2023. 8. 7.
금사빠 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 누군가와 추억을 공유하다 보면 중고등학교 때 연애도 꽤 많이 한 듯 보인다. 난 그러지 못해 너무 아쉽다. 그럴 생각도 못했고, 그런 노력도 없었고, 그러고 싶은 마음도 크지는 않았던 터니까. 하지만 만약 이성을 만나고 그런 사랑과 이별을 겪었다면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조금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은 해본다. 난 주관이 없다. 나의 자의식이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의 기본값이 없다고 해야 하는 게 맞다. 다양한 경험이 없다 보니 일이나 공부나 연애나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르고 모험적이고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아이도 아니라서 어설프게 하다가 남들이 하는 걸 보고 뒤늦게 해 보는 성향이라 늘 새로운 일을 마주하는 것에 두려움이 앞섰고, 힘들.. 2023. 8.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