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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에세이/일상 에세이

죽으면 어디로 갈까

by 재리리 2023. 6. 28.

아들이 요즘 죽음이라는 단어에 관심이 생겼나

자꾸 물어본다.

죽으면 어떻게 되고, 천국은 있는 건지,

내가 죽으면, 아빠가 죽으면, 갑자기 사라지면

우린 어떻게 되는 건지 궁금해한다.

 

어김없이 버스를 함께 타고 집으로 가는 중이다.

아들이 갑자기 묻는다.

- 아빠, 아빠가 갑자기 사라지면 나는 어떻게 해?

- 사라진다니? 무슨 말이지?

- 아빠가 죽으면 어떻게 되냐고?

- 아빠가 죽으면 할머니나 할아버지랑 같이

살아야겠지?

- 이 집에서 사는 거야?

- 아마 이사 가지 않을까? 할머니도 집이 있고,

할아버지도 집이 따로 있으니까?

- 그럼 친구랑도 못 놀잖아? 헤어져야 하네

- 아마 그렇게 되겠지?

 

 

 

며칠 뒤, 버스에 내려 집으로 가는 길

아들은 또 묻는다.

- 아빠, 천국은 어떻게 생겼어? 

- 글쎄, 가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 어떻게 가는데?

- 죽으면 가는 거지

- 천국에 갈 수 있는 건가, 궁금하네

- 아빠가 나중에 가게 되면 알려줄게

- 어떻게 가?

- 아빠가 죽으면 가지 않을까?

- 안돼, 죽지 마! 그냥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나오지 않을까? 천국이 어떻게 생겼는지?

- 아무도 몰라서 찾아봐도 정확히는 안 나올걸

- 찾아보면 되지~

 

 

이번엔 다시 버스 안이다. 또 묻는다.

- 아빠, 만약에 내가 죽으면 아빠는 어때?

- 따라가야겠지?

- 어떻게 따라가?

- 아빠도 죽지 않을까?

- 그럼 내 장난감은 어떻게 해?

- 그건 아빠가 잘 정리해 둘게, 다 정리하고

아빠도 따라갈게, 그리고 만나면 되지

- 진짜 만나? 천국에서?

- 글쎄, 모르지만 만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 아빠는 행복한 죽음이야?

- ^^   (... 널 만나러 가는 길이니 그럴 수 있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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