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담2 엄마의 규칙 엄마는 늘 가족과 무언가 하길 바랐다. 우리 집에는 여자가 한 명이다. 오로지 엄마뿐. 아빠도 남자, 나도 남자, 동생도 남자. 심지어 잠시 키웠던 강아지 역시 남자였으니. 수다쟁이도 없었고, 엄마의 마음을 잘 아는 예쁜 딸도 없었으니 함께 모여서 무언가 할 수 있을 시간도, 필요도 못 느꼈던 우리이다. 그래서인지 엄마는 주말마다 무언가 함께 하길 원했다. 일요일이 되면 이미 시끄러워 잠에서 깬다. 칙칙칙칙, 촤하~ 누군가 아침부터 계단을 솔로 박박 닦고, 물을 뿌려댄다. 그래서 매번 깨끗한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할 수 있지만, 한 번도 누가 닦았는지 이사 가기 전까지도 얼굴을 본 적은 없다. 우리 집은 만화가 다 끝나고 10시 11시쯔음 밥을 먹기 전, 대청소를 시작한다. 문을 활짝 열어 환기를 시키고, .. 2023. 8. 14. 사회에 온 걸 환영해 이게 진짜 사회생활인가? 가장 못 믿을 건 돈도 명예도 아닌 사람이다 어디선가 들었다. 그리고 바보인가, 사기를 당하게. 정말 순수하고 생각 없는 사람들이나 사기에 당한다고 생각했다. 순순히 자신들의 돈을 주고 뒤늦게 깨닫고 눈물을 흘리던 사람들. 나와는 전혀 접점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20대 초에 주유소에서 일하던 때이다. 키도 엄청 컸고, 말랐지만 긴 머리를 가져서 나름 멋이 있었다. 생각하는 것도 무턱대고 놀자 주의도 아니고, 일할 때는 일하고, 놀 때는 과감하게 투자하고, 자신의 좋아함과 싫어함이 명확한 사람처럼 보였다. 왜인지 나를 잘 대해줬고, 나와도 잘 맞는 듯 했다. 사회에 나와서 선배 같은 형 같은 사람이 생겼다는 사실에 반가웠고 좋았고,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몇 달을 일하면서 월.. 2023. 7.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