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을 보다
이제와 가끔 아빠와 술을 마시면 그런 얘기를 종종 했다. '이제야 아빠가 대단하다는 걸 느껴요, 지극히 평범하게 살았다 생각했는데, 크게 부족함 없이 하고 싶은 거 하고, 학교 다 가고, 외식도 한 달에 한두번 하고, 차도 있었고, 여행도 종종 다녔고, 가고 싶다면 학원도 다 보내줬고, 용돈도 부족함이 없었고요. 그냥 남들처럼 평범한 가정이었구나 생각했는데 내가 직접 해보니 그런 평범함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구나 라는걸 알게 되었어요' 아빠는 그저 웃기만 한다. 그리 대단한 게 아니라면서. 하지만 지금의 입장에서는 한 직장에서 다니고 정년퇴직을 하고, 아이 둘 키우고, 집 있고, 차 있고, 이끌어온 아빠가 엄청 대단한 사람이었구나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그렇다. 난 가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엄청난 부..
2023. 7. 6.